내 방에서 영상을 편집하다가 문득 돌아보니 작은 아이가 거실에서 혼자 그림을 그리고 놀고 있었습니다.
"아.. 이런.... 딸아이가 혼자 놀고 있다"
이제 제법 혼자서도 잘 노는 작은 아이가 대견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저 어린아이가 무슨 생각으로 다른 가족들에게 놀아달라고 한마디도 안 하고 혼자서 놀고 있을까....'
안타까운 마음에 쉽게 할 수 있는 것부터 해봤습니다.
우선 저는 어도비 프로그램을 제법 만질 수 있는 편이라, 작은 아이에게 아빠가 놀아 줄 테니 잠시만 기다려 달라고 말을 해놓고 일러스트를 켰죠.
그 사이 작은 아이는 아빠가 놀아준다니 신이 났는지 언니와 엄마를 찾아다니며
"아빠가 놀아준데!"라고 말하는데.. 너무 미안했어요.
오늘 놀아 줄 놀이는 "바닷속 동물 꾸미기"
그냥 종이 오리기는 식상한 것 같아서 1차 종이 오리기 - 2차 바닷속 꾸미기 - 3차 그림의 제목과 이야기 만들기를 해보기로 했습니다.
평소 소스 다운로드하는 사이트에서 이미지를 급하게 다운 받아서 일러스트에서 편집했습니다.
방법은 아래 사진처럼 배경과 동물들을 따로 출력하고, 동물들은 오려서 배경에 이리저리 배치하면서 풀칠하고 붙여 보는 방법입니다.
(이미지 말고 첨부 파일의 PDF 파일을 다운로드하시면 더 깔끔하게 출력하실 수 있어요~)
이렇게 동물들 이미지와
이렇게 배경 이미지를 따로 출력해서
이런 모습의 바닷속 동물들을 만들어 볼 예정입니다.
작은 아이는 여섯 살인데 네 살 무렵부터 가위질을 시작해서 이제는 제법 복잡한 가위질도 잘합니다.
그래도 그림이 작은데 잘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도 했는데 그냥 기우에 불과했습니다.
우선 도안들을 오리기 쉽게 대충 한 마리씩 잘라서 아이에게 줬습니다.
물론 저도 같이 오리기를 했고, 문어나 해파리처럼 비교적 오리기 어려운 도안들은 제가 잘라줬죠.
제가 잘라 주려고 했는데, 그전에 먼저 작은 아이가 딱 봐도 어려워 보이는 도안을 저에게 슬며시 밀어 놓더라고요.
동물 도안을 모두 다 오렸어요.
동물 도안을 오리면서 각각의 동물들 이름도 함께 말해보기도 했어요.
저는 취미가 스쿠버다이빙이라 물속 동물들에 대해서도 많이 얘기해줬고, 특히 작은 아이 말로 바닷속에도 달팽이가 사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대답을 해줬죠.
하지만 바다에 사는 달팽이는 집이 없는데, 그런 것도 설명해줬고....
단순히 오리기만 하는 게 아니고 이렇게 아이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질문과 아이의 질문에 답변도 해주면서 놀아주니까 더 좋은 것 같더라고요.
도안을 모두 오리고 난 뒤에는 작은아이와 동물들을 배치하면서 풀로 배경지에 붙였어요.
붙이면서 각각의 해양 동물들의 특성에 대해서 얘기해주고, 동물들의 특성에 따라서 적당한 위치가 어디일지도 작은 아이에게 생각해보면서 붙이라고 해봤어요.
예를 들면 해마는 수초나 산호처럼 꼬리로 붙잡을 것이 있는 곳 주변에 산다, 게는 바닥에 기어 다니면서 산다와 같이 동물들의 습성도 함께 설명해줬더니
"여기에 붙이면 어떨까?"라면서 대화를 하니까 제가 무척 좋은 아빠가 된 것 같더라고요.
다 완성을 했어요.
왼쪽 하단의 물고기 두 마리는 뒤집어져 있는데, 해마 아래에 있는 물고기는 자고 있는 거고,
물고기는 죽으면 배가 위쪽으로 향한다고 했더니, 아래에 있는 물고기는 그럼 죽은 걸로 하자고 하더군요.
그리고 아이에게 그림의 제목을 붙여줘 보라고 했어요.
그랬더니 '바닷속 세상'이라는 제목을 붙이더라고요. 6살 아이의 뭔가 신박한 제목이 나오길 바랐는데, 그냥 정직하고 식상한 제목이 나와서 조금 실망을 하긴 했네요. ㅎㅎ
작은 아이는 아직 한글을 읽거나 쓸 줄 몰라서 보고 쓴다고 다른 종이에 제목을 써달라고 하네요. 그래서 써 줬어요.
작은 아이 어린이집 반에 벌써 한글을 읽고 쓸 줄 아이들이 있는데, 저는 6세 아동이 아직 문자 독해를 할 정도로 학구열을 올릴 때는 아니라는 생각에 급하지 않아요.
아직은 그냥 하고 싶은 일 하고, 말썽 피면서 노는 게 최고라고 믿고 있습니다.
이렇게 완성한 바닷속 세상
이야기도 만들어 보자고 했더니 오랜만에 아빠랑 노는 게 좋았는지 빨리 다른 활동을 하자고 하네요.
그래서 숲 속 풍경도 한 장 더 했습니다.
두장 했는데, 한 시간이 후딱 지나가네요.
도안은 PDF 파일로 첨부해놓겠습니다.
저처럼 아이들과 함께 노는데 뭘 해야 할지 모르는 아빠들은 첨부되어 있는 도안 다운로드하여서 1쪽 말고 2쪽부터 출력해서 사용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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